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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삶에 대한 공부

볼리비아에 대한 이해와 화이불류(和而不流) 그리고 남미문화

by 스페인어 벌레 2022. 7. 26.

  한 나라를 이해하는 것은 힘들다. 그들의 언어로 소통하는 것 역시 힘들다. 언제나 '나'를 가지고 모든 것을 내 기준에 맞춘다. 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항상 살펴봐야 한다. 이해와 공감을 하되 그곳에 휩쓸리지 않는 것이 진정한 소통으로 나아가는 길이다. 

 

1. 볼리비아에 대한 인상

 

 볼리비아에서 홈스테이를 한지 1주일이 지났다. 처음에는 정말 비위생적이라 느끼게 되는 여러 가지 들이 있었다. 나는 이런 생각을 가졌다.  '잘 못하다가는 나 정말 병 걸릴 수도 있겠구나.' 하는 두려움이 있었다. 학원에서는 내게 수돗물로 양치하지 말고, 밖에서 세척이 필요한 과일과 채소는 먹지 말라고 이야기했다. 물자체가 깨끗하지 않기 때문에 혹여나 그것이 식도를 지나 몸속에 들어가면 바이러스나 소화에 이상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이제는 차츰 이곳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내가 살고 있는 이곳 코차밤바는 물이 없는 곳이다. 그래서 과일과 채소를 꼼꼼하게 씻지 못한다. 한국에서는 꼭 흐르는 물에 세척을 하거나, 식초로 깨끗하게 세척을 한다. 그것과 비교를 하다 보면 결국 이곳에서 먹을 수 있는 것이 없어진다. 이곳 사람들이 비위생적인 사람들이 아니라, 환경이 이렇게 만들었다. 이유가 있다. 나도 이곳에 태어났으면 그들과 같았을 것이다. 

 

2. 무언가를 이해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낯선 곷, 낯선 환경, 낯선 언어가 있는 이곳에 내게 익숙한 것은 없다. 모든 것이 낯설다. 칠레에 8개월간 살면서 이제 겨우 남미에 조금 적응했나 싶었는데, 그것은 적응도 아니었다. 그냥 남미에서 또 다른 형태의 한국의 삶을 8개월간 살았었다. 나는 볼리비아에 있는 새로운 가족들과 함께 살아가면서 처음에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이해가 되지 않는 것 투성이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나는 이해를 하려는 노력보다 계속해서 비교를 했다. '왜 이런 행동을 할까?'라는 생각에서 더 나아가 많은 생각을 했다. '한국이었다면, 한국에서는 이렇게 했을 거야.' 이러한 것들이 나를 붙잡았다. 무언가 이해를 하기 위해서는 행동을 취해야 한다.  그들의 역사, 문화, 경제, 환경 등을 알아야 비로소 이해라는 문을 열 수 있다. 같은 한국인도 모두 이해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다른 나라 사람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 그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리고 노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나는 한국사람이다. 나는 이런 생활을 했었다. 나는 어떤 방식으로 살아왔다는 경험들이 내 머리와 내 몸 속 곳곳에 각인되어 있었다. 그것을 가지고 있다면 나는 평생 이들과 함께 살 수 없을 것 같다. 평생 칠레의 일원이 아닌, 같은 나라에 살고 있는 한국인으로 살아가게 될 것이다. 한국인으로서 새로운 문화를 배우는 것이 아닌,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새로운 문화를 배워가자. 수년 동안 나를 놓는 공부를 해왔지만, 아직도 그것이 쉽지는 않다. 가족들과 식사하기 전, 모임 하기 전, 외출하기 전에 항상 입정을 하며 모든 것을 놓고 단지 행동하는 그곳에 나는 집중한다. 단지 그곳에 있을 뿐이다. 더 이상 나는 한국에 있지 않다. 심지는 원래 아무것도 없다.

 

3. 이해로 가기 위한 마음정리

 

 내가 칠레에서 가장 많이 쓰는 말들이 있다. "모두 괜찮아.", "나는 문제없어.", "내 걱정을 하지 마요.", "나는 할 수 있어.", "나는 경험해보고 싶어.", "나는 지금 한국인이 아니야."라는 말을 버릇처럼 입에 달고 있다. 나는 현재 레네의 집 가족일원이다. 이곳에 있는 나의 아빠, 엄마도 나를 가족으로 생각하고 있다. 손님이 아니다. 다른 국가의 사람이 아닌, 나는 그들의 아들이 되자. 그리고 항상 명심하자. 화 이불류(和而不流). 화합해도 결코 휩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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